역설적인 신앙 (Paul Kim)
*콩고 김바울 선교사의 매일 묵상을 편지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6: 9~10]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1902년 6월11일. 한국 최초의 선교사인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를 태운 배가 군산 근해에 도착했다. 그런데 선박이 충돌해 이화학당의 여학생 두 명이 바다에 빠졌다. 아펜젤러는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자기 자신은 얼마든지 살아날 수 있었으나 두 여학생을 구하고 마흔넷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미국인들은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아펜젤러는 총명하고 똑똑한 사람이다. 미국에서 얼마든지 미래가 보장된 사람이었는데, 그가 낙후된 조선에서 헛되이 죽은 것은 매우 슬프고 아까운 일이다”
그러나 조선땅에서의 아펜젤러의 헌신과 희생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세운 배재학교와 정동제일교회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다. 그의 세 자녀는 모두 한국의 선교사로 헌신했고, 그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한국 기독교가 성장할 수 있었다.
[에베소서 5:2]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기독교의 진리에는 세상적으로는 미련해 보이고 불합리하게 들리고, 인간적인 지혜나 세상 상식으로는 정반대되고 모순되는 것과 같은 진리들이 많이 있다.
즉 기독교 신앙에는 세상이 보는 것과 하나님이 보시는 것이 다른 역설적인 면이 숨어 있다.
“역설”이라고 하는 말은 영어로 “Paradox”(파라독스)라고 하는데 이 말은 “모순같이 보이지만 올바른 진리”라는 의미다.
우리는 나의 이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쓴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는 약할 떄에 오히려 강함이 되며, 예수님의 종이 될 때 진정한 자유자가 된다. 주님은 고난 속에 성숙을, 눈물 속에 기쁨을, 십자가 뒤에 면류관을 넣어두셨다.
질그릇 같은 인간이라도 그 중심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모시고 의지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모든 것이 끝나고 망한 자 같을지라도 결국 승리하는 것이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놀라운 역사, 역설적인 은혜가 넘쳐난다.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역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죽어야 산다.
[요한복음 12:24~25]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 선교사 한 분이 중국에 와서 전도를 하는데, 때마침 이름 모를 전염병이 유행하여 수많은 중국인들이 희생당하게 되었다. 선교사는 급히 그 전염병의 병균을 유리병 속에 담아 면역체를 만들기 위해 의학이 발달한 미국으로 떠났다.
샌프란시스크에 상륙하려고 할 때, 검역소 직원들이 철저하게 승객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발각되면 면역체고 뭐고 헛일이라고 생각한 선교사는 고민 끝에 병균을 자신의 입에 털어 넣고 유리병은 바닥에 버렸다. 조금 뒤 그의 온몸에 병균이 퍼지면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서 의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내 몸은 지금 중국에서 번지고 있는 전염병에 감염되었습니다. 이 병균을 뽑아 면역체를 만들어 주세요. 그것을 중국에 보내 많은 사람들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 후 선교사는 숨을 거두었고, 그 희생의 대가로 전염병의 면역체가 만들어져 중국내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마가복음 8: 35]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
[마태복음 16:2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내가 이 육신의 생명을 버릴 각오를 하게 되면 도리어 영혼과 육신이 아울러 살게 된다는 말씀이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기 싫어서 한 알 그대로 있으면 사는 것 같지만 그것은 죽은 것이다. 그러나 땅에 떨어져 썩어 죽으면 도리어 백배, 이백배 많은 열매가 열리게 된다.
주라 그래야 채워 주신다.
[마태복음 19:21]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누가복음 6:38]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든지 받으려고 한다. 어떻게 하든지 움켜 쥐려고만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사람은 주기를 힘써야 한다. 주려고 할 때에 하나님께서 많은 것으로 축복해 주시고 안겨 주신다.
[잠언 19:17]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
약할 때 강함 주신다.
[고린도후서 12:9]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12:10]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고린도전서 1:25]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세상은 부자와 똑똑한 사람을 우대하지만 하나님은 가난한 자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겸손한 자, 자신의 미련함을 알고 지혜를 구하는 자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가난하고 약한 자를 통해서 일을 하시고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을 통해서 일을 하신다.
죄가 많은 곳에 용서와 의의 은혜가 넘친다.
의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아야 될 것인데 성경은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죄를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더 많은 은혜를 받는다는 것이다.
병약한 곳에 치료와 건강의 은혜가 넘친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 쓸데 있다고 성경에 말한 것처럼 건강하면 자기 건강을 의지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치료를 구하지도 않고 또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기의 몸이 약하면 병원을 찾아가고 약을 찾는 것처럼 주를 믿는 자는 치료하는 예수님을 찾게 되는 것이다.
가난한 곳에 부요와 형통의 은혜가 넘친다.
배고픈 자가 음식을 찾고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것처럼 가난하기 때문에 부요하신 하나님을 찾게 되는 것이다. 돈 있고 부요한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쉽지 않는다. 하지만 배고프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은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하나님을 찾고 또 의지하고자 한다.
스스로 낮출 때 높임을 경험할 수 있다.
[잠언 16:5]
무릇 마음이 교만한 자를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니 피차 손을 잡을지라도 벌을 면하지 못하리라
가장 놀라운 신앙의 역설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사탄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승리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사탄의 참패였고 예수님의 완승이었다.
예수님은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듯이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내려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피흘려 죽으셨고, 밀알이 흙에 묻히듯이 무덤 속에 갇히셨다가 삼일만에 부활하셨고, 예수님을 통해 구원을 받았다.
밀알이 썩는 순간 싹이 나고 줄기가 햇빛을 따라 뻗어 올라 황금밀밭이 되듯 내가 UNISSON교회와 콩고 땅에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내가 죽고 예수님이 사심으로 더욱 풍성한 나의 사역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을 위한 Paul Kim의 기도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나를 구원해주신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크신 사랑에 감사드리며 주님께서 한알의 밀알이 되셨듯이 나도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살기 원합니다.
그러나 혀로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노라고 말하면서 늘 나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살았던 온전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들을 봅니다. 세상적 가치로 살지 않도록 연약한 나를 붙잡아 주셔서 진정한 헌신과 열정으로 주를 온전히 섬기고 내가 밀알이 되어 죽고 순종함으로 UNISSON교회와 콩고 땅에서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