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기다리자… (Paul Kim)
*콩고 김바울 선교사의 매일 묵상을 편지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호세아 6:2]
여호와께서 이틀 후에 우리를 살리시며 셋째 날에 우리를 일으키시리니 우리가 그의 앞에서 살리라
한 마을에 꽃을 파는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가난했고, 복장은 허름했으며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여 있었다. 그러나 얼굴 전체에 항상 행복한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 노인을 “행복한 할머니”라고 불렀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노인에게 물었다.
“무슨 좋은 일이 있나요? 항상 행복하게 사시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그러자 노인은 특유의 밝은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내게 행복의 비결이 하나 있지요. 이 나이에 어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그러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금요일날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사흘만에 부활의 새벽을 맞지 않았습니까? 저는 지치고 고난을 당할 때마다 마음 속으로 ‘사흘만 기다리자’고 다짐한답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제 마음이 평안해지고 행복해요~”
할머니가 누렸던 행복의 근원은 부활의 소망이었다. 힘들고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나 자신에게도 이렇게 속삭이자.
‘사흘만 기다리자…!’
우리 주님이 부활하셨듯이 주님께서 나도 일으키실꺼야, 산소망으로 지금의 고난을 이겨 나가자!
[요한복음 2:1]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헬라어로 시간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크로노스'(Κρόνος) 시간으로, 시간의 연속적인 흐름을 뜻한다. 흔히 시계가 말해주는 시간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크로노스가 쌓이고 쌓이면 역사가 된다.
또 다른 의미의 시간은 ‘카이로스'(Καιρός)다. 이것은 크로노스와 달리 사건과 기회, 혹은 위기로 이해되는 시간이다. 바로 예기치 못하는 시간의 역류와 같다. 사흘째 되던 날은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신적 개입이 있는 특별한 날, 카이로스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주님이 간섭하시고 역사하신 치유와 기적과 변화와 회복의 날이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George Gordon Byron)은 가나 혼인잔치의 포도주 사건을 두고 ‘물이 그 주인을 만나 얼굴이 붉어졌도다’라고 했다. 성경에서 3일은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표적과 회복과 부활과 변화의 의미가 포함되어있다.
단순히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이 아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죽음에서 부활로, 회색빛의 인생이 향기로운 인생으로, 적당한 유기체에서 성령의 향기로운 존재로 적당한 맛에서 극상품의 맛으로 바뀐 것이다. 맹물 같은 인생이 주님을 만나 사명을 감당하는 인생으로 바뀐 것이다.
왜 예수님께서는 갈릴리 가나 혼인 잔치에서 첫 기적을 베푸셨을까?
[요한복음 2:1~3]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예수님은 어머니와 함께 결혼식에 참석하셨다. 당시 고대 근동 사회 유대지역에서의 결혼식은 동네의 잔치이자 공동체 전체의 축제로 일주일씩 잔치를 열었다. 이 잔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포도주였다. 포도주는 귀한 것이었기 때문에 잔치가 열리면 온 마을이 기대를 하고 참석했다. 그렇게 중요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준비를 제대로 안한 것이고, 공동체의 축제를 망치는 일이며, 집안의 수치요, 평생 죄송함과 평생 부끄러움과 평생 수치를 안고 살아가야 할 정도의 심각한 사건이었다.
왜 예수님은 갈릴리 가나 혼인 잔치에서 첫 기적을 베푸셨을까요?
[요한복음 2:10~11]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예수님의 표적으로 포도주가 떨어져 수심이 가득했던 가족들에게 기쁨이 넘치게 되었고, 그 어려움과 문제를 예수님께 들고 가 해결했던 마리아와 하인들과 하객들이 다 즐거워하게 되었다. 기쁨이 사라진 깊은 잿빛의 그림자로 수치와 당황으로 어두워질 뻔한 그 잔치에 예수님은 대반전을 만드셨다.
이 사건은 종말론적인 기쁨의 잔치에 대한 예표일뿐만 아니라 우리 인생의 커다란 절망 앞에서 수치와 부끄러움 때문에 무너져 내려버리는 환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어떻게 다가가셔서 회복시켜 주시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건이었다. 수치의 시간이 기쁨의 시간으로, 모자람이 풍성함으로 변하여 예수님이 그냥 좋은 선생님 정도가 아니라 메시아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곤고하고 모자람뿐인 콩고의 선교사역과 나의 인생길에서 나타나는 포도주가 떨어지는 심각한 사건들, 당황스런 사건 앞에서 나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주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함으로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예수님의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을 위한 Paul Kim의 기도
하나님 아버지, 맹물 같은 인생으로 살아가던 나에게 은혜를 베푸사 주님의 제자로,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생명복음을 전하는 콩고의 선교사로 쓰임받는 삶으로 변화시켜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오늘 말씀을 통하여 갈릴리 가나 혼인 잔치가 천국의 예고편임을 깨닫게 하시고, 새 마음과 새 영과 새 능력으로 살려주시고 일으켜주시고 회복케 하옵소서.
어떠한 선교현실과 환경에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와 고난 앞에서도 낙망하지 않고 모든 내 인생의 문제와 사역의 문제들을 주님께로 들고 나갈 때 제3일의 기적이 일어나게 하시고 대반전의 기쁨이 넘치게 하옵소서.
오늘도 제3일의 산소망으로 주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