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이 부서졌을 때 (Paul Kim)
*콩고 김바울 선교사의 매일 묵상을 편지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1:3~4]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19세기 ‘설교의 황태자’라 불릴 만큼 놀라운 은사와 영향력을 가진 목회자였던 ‘찰스 스펄전’(Charles Haddon Spurgeon) 목사는 20세의 젊은 나이에 런던의 메트로폴리탄 태버너클 교회의 담임이 되어, 매주 수천 명 앞에서 복음을 전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평생 심한 우울증과 건강 문제로 고통받았다.
어떤 날은 설교를 마치고 내려와서 깊은 침묵 속에 빠지곤 했고, 때로는 일어나 침대에서 나올 힘조차 없어 아내의 손을 붙잡고 울기만 할 때도 있었다. 특히 그가 깊은 우울에 빠지게 된 계기 중 하나는 1856년, 설교 중 일어난 서리가든 뮤직홀 사고였다.
그 날 1만 명 이상이 몰린 가운데 누군가 “불이야!” 하고 외쳤고, 사람들이 몰려나가다 7명이 압사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그 사건 이후, 스펄전은 죄책감과 두려움 속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았다.
스펄전은 한 기록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저는 하나님께 버림받았다는 느낌에 휩싸였고, 그 어두움은 너무 깊어 한 줄기 빛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은 저를 붙들고 계셨다는 사실만은 내 영혼을 지켜주었다.”
“저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은 깊은 절망에 휩싸였고, 그 어둠은 너무 짙어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깊은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저를 붙들고 계셨고, 제 영혼을 끝까지 지켜주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등불이 되어 주었습니다.”
스펄전은 우울증을 죄나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고난의 순간에도 하나님을 붙드는 법을 배웠고, 그 경험은 수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는 말했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자녀들을 가장 위대하게 사용하실 때는, 그들이 가장 깊이 부서졌을 때였다.”
찰스 스펄전은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지만, 강한 척 거룩한 척 하지 않고, 상처와 약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이나 정신력 강화 훈련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와 회복의 은혜였다. 그는 그 은혜를 붙들고 다시 일어섰으며, 더 깊은 설교와 목회를 통해 수많은 이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전했다.
[데살로니가후서 2:16~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우리를 사랑하시고 영원한 위로와 좋은 소망을 은혜로 주신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 너희 마음을 위로하시고 모든 선한 일과 말에 굳건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나는 때때로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삶의 현장에서, 혹은 신앙의 여정 가운데서, 선교사로 사역하는 선교 현장에서 갑작스런 아픔과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 사고나 나쁜 결과에 대해 질책하고, 책임을 묻고, 잘못했다고 정죄하고 비난한다. 마치 사고 현장에 경찰차가 먼저 도착하듯, 질책과 분석이 앞설 때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누구를 붙잡고 누구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언제 어디서나 나의 속마음을 고백하고 하소연하고 부르짖을 수 있는 분,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고, 바쁘다는 핑계로 고독하게 만들지도 않고, 피곤하다고 거절하지 않으시고, 밤에도 졸지 않고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시는 분!
바로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질책보다 위로, 경찰차보다 구급차가 되어 나에게 다가오신다. 판단이 아닌 회복을, 질책이 아닌 사랑을 주시기 위해서다. 예수님께서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셨고, 꺼져 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셨습다. 오히려 조용히 다가오셔서 상처를 싸매고, 꺼져가는 심령에 다시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셨다.
주님은 단순한 언어의 위로나 일시적인 포옹의 위로가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실 능력도 있으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우리 주님은 멀리 계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곁에서 나의 사정을 낱낱이 살펴 알고 계시는 분이시다.
나의 생각과 앉고 일어서는 동작과 그 밖의 모든 행위까지 다 알고 계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오늘 이 순간도 나를 꼬옥 안아주신다. 하나님은 거칠게 부서지고 절망과 깊은 좌절속에 몸부림치는 나를 사랑으로 안아주시면서, 나의 모든 허물을 덮어주시고, 나의 실수나 부족함을 이해하시고 나의 상처를 위로해 주시고 나의 모든 것을 안아주시는 참 위로자이시다.
나에게 아무리 깊은 어둠속에서 상처와 처절한 고통의 절망으로 가장 깊이 부셔졌을 때 하나님의 안아주심을 통한 진정한 사랑과 위로를 통해 생명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을 위한 Paul kim의 기도”
참된 위로자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시간, 아버지 앞에 지친 마음을 들고 나아옵니다.
세상 그 어떤 말로도 위로받을 수 없을 때, 침묵 속에서 울부짖는 나의 마음을 아무 말씀 없이 안아주시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여전히 나를 붙들어 주시고, 제 영혼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감싸 안고 계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질책보다 위로가 필요한 이 시기에, 주님의 품 안에서 쉼을 얻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콩고선교와 사역의 현실속에서 상처와 처절한 고통의 절망으로 가장 깊이 부셔진 나를 안아주심을 통한 진정한 사랑과 위로를 통해 다시 일어서서 생명의 능력으로 주님의 생명복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콩고 민주공화국 김바울(Paul Kim)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