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43:2]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
한 시골 마을에 진흙이 널린 언덕이 있었다.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어 아이들이 미끄러지고, 농부들의 신발은 질퍽해져 불편하기만 했다. 누구도 그 흙에 특별한 가치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도예가가 그 언덕에 올라와 흙을 퍼 담았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겼다.
“아니, 왜 저 쓸모없는 진흙을 가져가지? 차라리 모래나 돌을 가져가면 모를까…”
도예가는 흙을 집으로 가져와 물에 개고, 발로 밟아내며 불순물을 걸러냈다. 흙은 짓이겨지고, 눌려지고, 부서지며 형태를 잃어갔다. 흙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버리기 위함이 아니라, 도자기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준비였다. 시간이 지나 도예가는 그 흙을 빚어 하나의 그릇 모양을 만들었다. 하지만 과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수천 도의 불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 속에 들어간 진흙은 견디기 힘들만큼 뜨겁고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불을 통과하지 않으면 단단한 도자기가 될 수 없었다. 마침내 가마에서 꺼내진 것은 사람들이 무시하던 진흙이 아니었다. 반짝이며 빛나는 고급 도자기, 귀한 집에만 올려지는 작품이 되어 있었다.
[이사야 64:8]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나는 진흙이지만 결코 우연히 던져진 진흙이 아니다.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말씀이 우주의 기원을 선포한다면, 이사야 43:1은 성도의 기원을 선포한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나는 하나님의 창조 속에 목적 없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 지명하여 선교사로 불림받은 자이다. 믿음의 작품으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특별한 걸작품인 것이다.
진흙은 스스로는 아무 모양도 만들 수 없고 토기장이의 손에 붙들릴 때, 귀한 그릇으로 빚어지듯, 나의 인생도 어떻게 하나님의 손에 빚어지느냐에 따라 그릇의 크기와 쓰임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나는 믿음의 성장판을 확장해야 한다. 아직 부족한 모습이라도 주님께 맡겨 더 큰 믿음의 그릇이 되기를 소망해야 한다. 큰 그릇일수록 더 많은 은혜와 축복을 담을 수 있다.
[베드로전서 1:6~7]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으로 말미암아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는도다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할 것이니라
흙으로 빚은 그릇이 모두 같은 그릇은 아니다. 보통 ‘도기’는 장작가마에서 700~800도의 불로 구워져 완성된다. 하지만 쉽게 깨지고 오래 쓰이지 못한다.
반면, ‘자기’는 1200도 이상의 강한 불을 통과해야만 만들어진다. 뜨거운 불길 속에서 단단해지고, 빛깔이 곱고, 수백 년이 지나도 쓰임 받는 귀한 그릇이 된다.
믿음도 이와 같다. 적당히 다듬어진 도기 신앙은 작은 시험에도 금이 가지만, 불같은 환난을 통과한 자기 신앙은 흔들리지 않고 오래 쓰임받는다. 하나님은 나를 잠시의 물과 불 속에 두시면서, 결코 깨지지 않는 믿음의 그릇으로 빚어 가신다.
마치 명검이나 보검이 그렇다. 한 번 두드린 쇠붙이는 쉽게 휘어진다. 그러나 불에 달군 뒤 수없이 두드리고, 또 식히고, 다시 불에 넣어 단련하는 과정을 거쳐야 진짜 강하고 날카로운 검이 된다. 이런 과정을 견디지 않으면 결코 명검이 될 수 없다.
나의 인생도 때로는 불 속 같은 고난을 만나고, 물에 식혀지는 시련을 겪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하나님은 나를 깎아내시고, 다듬으시며, 믿음의 강철로 세우신다. 내가 진흙과 같아 보이고, 연약하며, 때로는 아무 가치 없어 보일지라도,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는 내 것이라. 나는 너를 빚어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하나님의 손길 안에 있는 특별한 존재다. 믿음으로 순종할 때, 하나님은 내 인생을 통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다.
[사도행전 14:22]
제자들의 마음을 굳게 하여 이 믿음에 머물러 있으라 권하고 또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 하고
바울과 바나바는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로 가는 길은 꽃길이 아니라 환난의 길이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고난을 피할 수 없다. 고난은 나를 무너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굳게 붙잡게 하는 훈련이다.
때로는 나의 사역과 콩고에서의 삶의 환경이 불같은 시험과 고난이 너무 뜨겁고, 눈물이 강물처럼 흘러 넘칠 때가 있지만 그 속에서도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날마다 나의 짐을 함께 져주시며 나를 다듬고 빚어가시는 주님의 손길을 통해서 믿음의 그릇으로 잘 빚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을 위한 Paul Kim의 기도”
토기장이 되신 하나님 아버지, 나는 아무 힘도 없는 진흙과 같은 존재이지만 주의 손에 붙들릴 때 귀한 그릇이 됨을 믿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손에 나를 온전히 맡깁니다.
토기장이가 진흙을 수천 도의 불가마 속에서 구워내어 단단하고 귀한 그릇을 만들듯, 주님도 물과 불의 과정을 통해 나를 다듬고 빚어가심을 믿습니다.
나는 우연히 던져진 흙덩이가 아니라 하나님이 지명하여 부르신 특별한 작품입니다.
내 삶을 주님의 손에 온전히 맡기오니, 믿음의 성장판을 넓혀 더 큰 그릇으로 빚어 주시고, 주님의 영광을 담는 귀한 도구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때로는 콩고에서 선교와 나의 사역의 환경과 문제들 앞에 고난이 너무 뜨겁고, 눈물이 강물처럼 넘칠 때가 있지만 그 속에서도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날마다 나의 짐을 함께 져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연약한 믿음을 연단하여 단련시키시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그릇으로 세워 주옵소서.
고난을 끝이 아닌 주님의 빚으심의 시간으로 바라보게 하시고 더욱 단단히 주님 안에 서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콩고 민주공화국 선교사 김바울